Dilettante/Art

러시아 아방가르드전,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포긴 2022. 4. 5. 23:10

<칸딘스키, 말레비치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展
1910년대. 서유럽의 상징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를 받아들이고 또 이를 넘어 혁명의 미술을 한 러시아 미술.
혁명의 미술을 얘기하기엔 너무 달달한 배우 이제훈의 오디오 가이드여서 인지.. 마음이 더 몽글몽글해졌다;

총 6개의 섹션을 넘어가면서  
그들의 새로움을 향한 열망과
화가들의 민족에 대한 애정이 투박하게 강렬하게 따뜻하게 차갑게 표현되며
변화해가는 그림을 보며
왠지 우리 근대 미술이 자꾸 생각 났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작품 울리야노프의 붉은 말.나의 러시아 미술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깨준 너무도 멋진 작품. 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도, 인터넷 기사에 올려논 전시회 사진도, 그 그림의 색상과 이미지를 다 표현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나은 인터넷 기사에서 가져온거.  

프세볼로트 울리야노프_붉은말

섹션1에서 돋보이는 일리야 마시노프 작품. 야수파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을 띠면서 역시 러시아 색이 그대로 표현되어 매력적이다.


일리야 마시노프-거울이 있는 여인의 초상
일리야 마시노프-안락의자에 앉은 여인의 초상

이번 전시에서 가장 나를 울렸던 화가. 나데즈다 우달초바. 왼쪽. 부엌은 1915년 전형적인 입체미래주의 작품으로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오른쪽. 추소바야, 저녁/추소바야, 낮. 2층을 올라가 스탈린 시절의 그녀의 그림을 보며 마음이 울컥했다. 스탈린 정권은 아방가르드를 퇴폐예술로 규정하고 탄압하였고, 화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화풍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하단.알렉산드르 드레빈의 추소바야의 계곡.은 부인 나데즈다 우달초바와 같은 곳을 그린 그림. 알렉산드르 드레빈은 스탈린 정권에게 재판도 없이 처형당하였고. 우달초바는 그의 그림을 지키기 위해 그의 그림을 자신의 그림으로 속여서 지켜냈다고 한다.

 
나데즈다 우달초바-부엌 
나데즈다 우달초바-추소바야, 저녁

나데즈다 우달초바-추소바야, 낮


알렉산드르 드레빈 - 추소바야의 계곡

 

이 전시의 주인공 칸딘스키와 말레비치. 칸딘스키는 표현주의적 추상. 말레비치는 절대주의 추상. 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칸딘스키는 인상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점점 단순화되고 색채의 조합이 더 대담해진다. 즉흥 시리즈가 즉흥 No.4부터  즉흥 No.217.회색타원, 그리고 측흥으로 점점 추상화 되어가는 변화를 볼 수 있다.

칸딘스키 - 즉흥 No.4

칸딘스키 - 즉흥 No.217.회색타원

칸딘스키 - 즉흥

말레비치는 1915년 정사각형의 캔버스에 검은 사각형만 그려놓고 '절대주의' 탄생을 선언 했다. 그의 '검은 사각형'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최초의 완전한 추상으로서 세계미술사에서 혁명적 전복을 시도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도슨트의 설명으로는 우리나라 DDP 건물도 해체주의로서 말레비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카지미르 말레비치-절대주의
카지미르 말레비치-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는 추상을 통해 현실을 벗어나 정신의 세계로 나아간 반면, 일부 다른 화가는 구상회화 속에서 자신들의 실험을 이어나갔다. 다비드 시테렌베르크는 오브젝티비즘을 잘 나타낸 화가로,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은 정말 맘에 드는 그림이다!!! 오브젝티비즘은 추상적 요소가 아닌 현실의 사물들의 이미지를 통한 화면구성 실험을 진행하였다 한다. 아래의 그림은 책상보 같은 극사실 표현과 푸른화병, 배경 등을 극도로 단순화한 표현을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다.


다비드 시테렌베르크-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


다비드 시테렌베르크- 초가 있는 정물

 

우리들이 예술사에게 정말 고마워해야하는 것은
우리가 볼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가의 수만큼 많은 세계를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What we really have to thank artists for is
that they allow us to see as many worlds as
there are artists in the world, beyond just one world we can see.
-Marcel Proust 마르셀 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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