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시 추리에 깊숙히 빠져 있는 나.
하지만 짧은 여유시간으로 실패하는 시간이 아까워...
히가시노 게이코의 작품만 읽고 있다..
이번에 고른 작품은 ..편지..
단순히 추리소설인 줄 알고 읽다가..
당황했던..작품.
이미 일어난 강도살인사건에 대해..풀어가는 얘기인가 했었다.
개콘의 '나쁜사람' 같은 우애깊은 형제이야기(동생의 대학등록금을 훔치려다 살인을 저지른 형의 이야기) 이지만..
생각해보면 얼마나 잔인한가..
그리 불쌍한 상황이라면 뭐든 용서가 된다는 얘기처럼 보여지는 '나쁜사람'..
너무 억측인가..
난 개콘은 좋아하지만..이상하게 이 코너는 왠지 불편하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씻기지 않는 아픔인데..
아름답게 미화된 범죄의 이야기라니..
편지..이 작품은..
환경때문에 살인까지 하게된 우애깊은 형제의 아픔을 겪는 그런 감동과 슬픔의 스토리가 아니라..
살인으로 치르게 되는 죄에 대한 형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재판으로 판정된 징역 몇년을 치러내고는..
됐어..죄값으로 나의 일상을 이만큼 감옥에서 썩게 했으니..샘샘이야..끝..
난 이제 새로 태어났어...이렇게 되야는 건가?
과연 그 죄는 씻겨지고 끝나는 것인가?
주요 내용은 형이 중심이 아니라..
교도소에서 보내는 사죄의 편지를 계속 받게되는 동생 나오키의 이야기다.
그 자신의 죄도 아닌데도 차별받게되고.. 따돌림받게되는..
죄인의 가족들이 격게되는 형벌에 대한 이야기..
독자인 나는 계속 질문을 하게된다...
그러면 나는 과연 의도치않게 죄인의 가족에게 죄값을 치르게하는 그 이웃들과 다를게 있을까?
그들의 태도, 편견에 자유로울까?
'일반인은 범죄의 두려움을 안고 살게된다.. 그래서 더욱 범죄에 연결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살인범의 가족과도 연결되는걸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따돌림이 되고 편견이되고..살인범의 가족에겐 형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으로서 형벌을 같이 받게 되는 것이다....'
나오키의 회사 사장님이 나오키에게 하는 조언이다..
시크한 사장님 이지만..이보다 정확한 말이 있을까 싶다.
나는 우리 영화 '밀양'을 생각했다.
살인범의 죄에 대한 용서는 누가하는가..에 대한 생각..
살인범이 일방적으로 하느님에게 받았다는 그 용서는 얼마나 교만한가.
어느 누가 용서를 할 수 있겠어..
살인범도 아니고..살인범만의 왜곡된 하느님도 아니고..피해자의 가족도 아니고..
오직 죽임을 당한 피해자만이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작품의 마지막에 동생 나오키는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서..
피해자 아들을 만난다.
그는 자기 어머니의 불단에 향을 올리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건에 대해 끝을 내자고 했다..
용서라기보다는 이해 정도가 아닐까..
용서는 타인이(아무리 가족이여도..) 감정에 이끌려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범죄가 많아지는 요즘..
흉악범들은 과연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할까..
생각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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