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tante/Art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

포긴 2024. 10. 31. 19:58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 

캐롤라인 부르주아(Caroline Bourgeois, 피노 컬렉션 수석 큐레이터) 기획
2024. 9. 4 – 11. 23

송은에서 피노콜렉션전을 한다고하여 도슨트 신청하여 갔다.
피노 컬렉션에서 엄선한 작품 60여 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세대와 커리어의 구분 없이 모든 작가를 동등하게 조명하는 《우베르튀르》의 기획 의도답게...
역시 어려웠다. 동시에 역시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베트남 작가 '얀 보' 작품 3개가 보인다.
얀 보의 작품은 설명없이 들을때는 굉장히 전통적이고 내 취향같아 보였는데,
역사적 서사가 담긴 유물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는 설명을 들으며 약간은 묘한 거부감이 느껴졌다.
15세기 중반 프랑스 호두나무 성모자상을 그의 서사를 위해 뒷면 옆면 등을 싹뚝싹뚝 잘라내어 작품을 만들었는데..음 난 역시 이런 면에서 예술을 알려면 아직 먼 걸까나.. 암튼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브라질 작가 '루카스 아루다'는 고국인 브라질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기후 위기에 직면한 자연의 처절한 취약함을 고찰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맘에 든 회화 작품이었다.
열대 우림을 연상시키면서도 어슴푸레한 빛을 그려내는 단색화처럼 읽힌다고 평이 되어 있는데,
그래서 인지 작은 작품임에도 큰 작품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야기가 느껴졌다.


 


지하2층은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의 〈Opera (QM.15)〉 한작품만 전시하는데,
작품도 작품이지만 공간의 매력이 장난 아니다.
저 안쪽에 홀로그램으로 작가가 대역한 마리아 칼라스가 여러 아리아를 부른다.
브로숴 해설에는 '여러 시간대를 오가는 홀로그램은 마지막 공연 때 입은 붉은 드레스 차림의 마리아 칼라스를 비추면서도, 오디오로는 루이지 케루비니의 ‘메데아’,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아밀카레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 아리아를 부르는 그녀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재생시킨다.'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난 나홀로 어두운 공간에서 저끝에 있는 마리아 칼라스를 보고 있노라니 켜켜히 쌓인 여러겹의 시간이 느껴진다기 보다 좀 으스스하니 무서움이 앞섰다. 그래도 넓은 공간에 퍼지는 아리아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이미지는 내부 작품에서 사진촬영 금지라, 브로쉐 사진 가져옴

 

안리 살라 - 〈1395 Days Without Red〉(2011)
1층과 2층사이 계단에 설치된 영상 아카이브 작품은 알바니아 출신 작가 '안리 살라'의 40분이 넘는 작품이 상영된다. 
보스니아 전쟁 중 발발한 사라예보 포위전을 주요 소재로 삼는 영상은 지속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여주인공은 허밍 등으로 그 음악을 따라 부른다.
브로숴의 해설을 보며 더욱 매력을 느낀 영상. 길기만 숨겨진 의미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다. 나와 같은 맘 일거라 생각된다.

- 브로숴 내용 발췌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가 포위된 4년간 저격수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주민들이 붉은 옷을 입지 않았던 것에서 제목을 따온 〈1395 Days Without Red〉는 도시가 포위당했던 1395일 중 하루를 그린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이날 예정된 사라예보 시립 교향악단의 리허설에 참가하기 위해 영상 속 젊은 음악가는 목숨을 걸고 도시를 가로지른다. 곳곳에 군대가 주둔한 도시를 분주하게 누비는 여성의 긴박한 상황과 대조적으로, 오케스트라는 평화롭게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을 연주하고 숨 가쁜 여성의 호흡은 음악의 첫 소절과 대응하며 두 개의 상반된 장면이 반복적으로 교차한다. 
“내 영상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은 육체가 그것을 회상하는 방식으로서 표현되고, 그러한 몸짓을 포착하고 묘사하려고 애쓴다. 영상은 장소, 소리, 그리고 인물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안리 살라와 동명의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한 셰일라 카메리치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정신없이 뛰다가 멈칫하기를 반복하는 주인공의 발걸음만이 암울하고 급박한 상황을 암시할 뿐이다. 2011년 평화를 되찾은 사라예보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과거의 트라우마적 사건이 현재 시점의 육체와 정신에 영원한 상흔을 남긴 양상을 재현한다. 

안리 살라 - 〈1395 Days Without Red〉(2011)


라이언 갠더 - The End, 2020
말하는 쥐 3부작의 막내 쥐.
첫째는 이탈리아, 둘째는 프랑스 '우베르튀르'에 있고,
막내 쥐가 전세계를 돌고 있다고.
오디오는 작가의 어린딸이 녹음한 음성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내용은 인류가 직면한 거시적인 문제들에 대해 심오한 설교.라고 한다.

"인지적으로 시간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인류의 무의식적 잠재성, 스스로의 죽음을 예견할 수 없는 불가피한 한계 등을 담담하게 전하는 목소리는 종말론적인 어조를 띠지만 불가피한 죽음의 도래를 낙관적으로 수용하라는 메세지를 내포한다."

라이언 갠더 - The End,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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